저는 두 살 반쯤 되었을 때 전쟁의 화신인 세르콩 린포체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제 고향 근처에 있는 사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제 고향 마을에서 타보 사원까지는 약 5킬로미터 정도였는데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네 살쯤 되었을 때의 일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전생에서 저를 시중들던 분들과 몇몇 승려들이 집에 왔고, 전생의 제자 몇 분이 제 머리를 깎아 준 뒤 저를 사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저는 무척 궁금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하고 말입니다. 사실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무언가가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딱 그정도였습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무슨 일이 벌어지고있는데 그거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섯 살에서 여섯 살 무렵에는 달라이 라마 성하를 뵙기 위해 다람살라로 갔습니다. 그 부분은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저는 성하께 만다라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성하의 거처에는 컬러 TV가 있었습니다. 저는 TV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보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당시 스피티에는 TV가 한 대밖에 없었을 뿐더러, 일요일에 단 한 시간만 볼 수 있었습니다.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하나뿐이었는데, 인도의 힌두교 이야기였고, 전쟁 등의 내용이 들어간《라마야나》관련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TV를 보는 것이 너무 신났습니다. 사실 성하를 뵙는 것보다 TV가 더 신기헀던 것입니다. 저는 TV와 성하를 번갈아 보곤 했습니다. 성하께서 저를 바라보는 사진이 하나 있는데 저는 다른 곳을 보고 있습니다. 바로 TV를 보고 있었던 것이죠. 사진 속에는 TV도 함께 찍혀 있습니다. 정말 웃긴 일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민망합니다.
공부를 계속해 나가면서 저는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생에 첸샵 세르콩 린포체로 알려졌던 한 존재의 삶과 책임을 이어받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게 제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저는 첸샵 세르콩 린포체로 확인되었습니다.